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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와 時事] 고흐의 ‘영원의 문턱에서’- 영원의 문턱에서 본 서울시장의 죽음-

 이 작품은 1890년 4월, 반 고흐가 생 레미 요양원에서 퇴원하기 직전에 그린 그림이다. 그 때는 그가 죽기 전 4개월 전으로 매우 힘든 때였다. 그림 속의 노인은 체념과 비탄의 모습이다. 푸른 옷을 입은 노인은 머리카락도 별로 없고, 그나마 남은 머리는 하얗게 세어 있다.

 

그리고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슬퍼한다. 노인의 옆에 있는 난로에서는 장작마저 얼마 남지 않아 희미하게 타오르고 있다. 난로의 불처럼 생명이 꺼져 가는 노인은 비참한 자신의 처지에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반 고흐는 얼굴 전체를 두 손으로 파묻고 있는 한 작은 노인처럼 영원의 문턱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 노인을 통해 영원을 표현하고자 했다. 반 고흐는 자신을 포함하여 가장 작고 상처받기 쉬운 이들, 또 더 이상 어떤 다른 선택을 할 수없는 막다른 골목에 이른 이들이 영원을 갈망하는 모습을 이 그림에 담아냈다.

 우리 사회 곳곳에는 체념과 좌절로 작아질 만큼 작아져서 그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 안고 울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들은 다른 선택을 할 여지가 없는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 이른 사람들이다. 그러나 인생의 막다른 골목은 영원의 문턱이다. 영원의 문턱은 삶을 넘어 죽음으로 가는 문턱이 아니라 그 문턱에 서서 영원을 엿볼 수 있는 문턱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비보에 모든 국민이 놀랐다. 체념과 비탄의 길에 선 그의 선한 눈동자가 슬프다.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안고 있는 그의 모습이 반 고흐의 노인을 연상시킨다. 그 영원의 문턱에서 그가 영원을 엿보았더라면 그는 그 산을 내려 왔을지 모른다.

 모든 사람은 인생에 한 번은 삶의 막다른 골목에 이른다. 체념과 절망의 그 순간은 영원의 빛을 볼 수 있는 시간이다. 작아진 자 만이 볼 수 있고 초라해진 사람만이 엿볼 수 있는 영원, 영원의 문턱은 그것을 볼 수 있는 유일한 장소이다.

이우윤  wyrh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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