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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겨내고 프로야구 직관 즐긴다.잠실구장, 익숙한 풍경이지만 왠지 어색하며 설래이는 분위기

 고요했던 종합운동장역(지하철 2호선)이 오랜만에 북적거렸다. 친구, 연인, 가족 등 저마다 유니폼, 응원도구 등을 가지고 발걸음을 옮겼다. 신난 아이들처럼 남녀노소 누구나 밝은 미소를 머금으며 서울시 송파구에 위치한 잠실구장으로 향했다. 작년까지 익숙한 풍경이었지만 올해 처음 볼 수 있었던 모습이었다.

그동안 프로야구는 무관중으로 경기가 이뤄졌다. 처음에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개막을 연기했지만 장기화될 것을 고려해 5월부터 무관중으로 경기를 치렀다.

두 달 여간 관중 없이 진행됐던 프로야구가 지난 7월 26일, 마침내 경기장에서 팬들을 만났다. 방역당국이 지난 24일에 프로 스포츠 관중 유입을 일부 허용했기 때문이다. 관중은 구장 전원의 10%만 입장이 가능했다. 잠실구장의 경우 2,424명이 최대 인원이었다.

유료 관중 첫 날부터 KBO와 구단은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잠실구장은 관중이 오는 26일 당일 아침 7시부터 8시 30분까지 관중석 및 복도 등 방역에 신경 썼다. 그리고 관람객들이 예방 수칙을 지킬 수 있도록 안내했다.

코로나 이후 시민들에게 처음 개방한 야구장은 이전 모습과 확연히 달랐다. 먼저, 온라인 예매한 사람만 입장을 허용했다. 오프라인으로는 티켓을 구매하지 못했다. 매표소는 온라인 예매자에게만 확인 후 티켓을 발급했다.

선수들 주차 구역은 통제됐다. 이곳은 평소 팬들과 선수의 소통 공간이었다. 홈팀 선수들이 야구장에 출근 차를 주차하는 곳이고 원정팀도 버스를 이곳에 세우고 야구장으로 들어간다. 그렇다 보니 많은 팬들이 이곳에서 기다리다가 선수에게 사인을 요청하거나 선수를 보기 위해 모여 늘 북적거린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선수단 주차 구역은 관중과의 접촉을 차단하기 위한 펜스를 쳤다. 통제구역이 생겨서 이전에는 잠실구장 한 바퀴를 쉽게 돌 수 있었지만 현재는 그러지 못한다.

티켓 발권을 마친 후, 야구장에 입장하려면 여러 절차를 거쳐야 했다. 우선, 줄을 설 때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최소 1m 이상 떨어졌다. 안내원이 시민과 시민 간격이 떨어지도록 유도했다.
그리고 QR코드를 준비해야 했다. 전자출입명부(QR코드) 시스템을 통해 본인 인증을 해야하기 때문이었다. QR코드에 관한 안내판을 곳곳에 설치했고 도움이 필요한 시민에게 안내원이 친절히 설명했다. QR코드 발급이 어려운 시민은 대신 수기로 인적사항을 작성했다. 마스크 착용, 발열체크, 손 소독제도 안내에 따라 이루어졌다.

시민들은 이러한 과정이 익숙해져서인지 큰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다. 오히려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한 시민은 “많은 사람들이 오는 만큼 방역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시간이 조금 지체되더라도 이렇게 하는 게 당연하다고 본다”라고 전했다.

야구장 안에 들어가면 이전에 보기 힘든 광경이 펼쳐졌다. 야구장은 지정 좌석으로 이뤄지는데 좌석들이 2칸 이상, 2줄 이상 떨어져 있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으로 관람객끼리 서로 붙어있지 않도록 유도했다. 시민은 듬성듬성 떨어진 상태로 경기를 관람했다.

자녀들과 함께 온 한 중년 남성은 “아이들과 함께 응원하는데 바로 옆에 앉기 어렵다보니 좀 불편함이 있다. 어쩔 수 없는 거지만 아쉬움이 있긴 하다”라며 솔직하게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화장실이나 편의점 등에서도 실천됐다. 바닥에 표시된 선을 따라 1m씩 간격을 두었다. 시민들은 바닥에 부착된 스티커에 대기하면서 잘 따르는 모습을 보였다. 친구들과 야구장에 왔다는 시민은 “장소마다 바닥에 있는 스티커들이 많이 있었다. 그만큼 구단과 KBO가 안전에 신경 많이 쓴 것 같다. 이전보다 더 질서정연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전광판에는 코로나 예방수칙을 수시로 공지했다. 구단은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구단이 권고하는 코로나 19 관람수칙을 끊임없이 알리면서 관람객 안전에 신경썼다. 또, 구단 직원들과 아르바이트 학생들이 예방수칙 안내판을 들고 경기장을 일일이 돌아다녔다. 마스크를 벗은 사람을 발견하면 마스크 착용하도록 안내했다.

야구장의 로망인 치맥도 할 수 없다. 경기장 내에서 취식이 금지됐다. 오직 물과 음료 섭취만 가능했다. 다른 음식들은 경기장 외부에 있는 탁자에서 섭취할 수 있었다. 구단은 안전 상 이유로 탁자 주위에 의자를 없앤 채 서서 먹을 수 있게 했다. 구단은 관람객들에게 경기 내내 마스크를 벗지 않을 것을 권고했다.

대다수 시민들은 KBO와 구단의 코로나 예방수칙들을 잘 따랐다. 그러나 하나의 옥에 티가 존재했다. KBO는 육성 응원 자제를 권고했다. 음식물 취식 금지와 마찬가지로 비말 전파 우려로 인한 조치였다. 안전을 위해 경기만 보는 것을 전제하에 관중 유입을 일부 허용했다. 그러나 관중이 모인 첫 날, 잠실구장에서는 경기 내내 육성 응원이 진행됐다. 1회부터 홈팀이 치어리더와 응원단장이 단상에 올라 응원전을 펼쳤다. 관람객들은 일어서서 이전처럼 목청껏 응원구호를 외쳤다. 원정팀 관람객들도 응원단이 없었음에도 가만히 있지 않고 응원가를 불렀다.

모두 마스크를 낀 채 응원하는 팀의 구호를 연호했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육성 응원을 하니 구단은 전광판을 통해 육성 응원 자제를 요청했다. 홈팀 응원단장도 육성 응원하지 말 것을 권했다. 하지만 경기가 진행될수록 구단의 만류는 무용지물이었다. 육성 응원을 제재하는 이도 없었다.

육성 응원은 홈팀, 원정팀 가릴 것 없이 경기 내내 진행됐다. 한 관람객은 “육성 응원을 하지 않는 것이 예방 수칙 중 하나라고 들었다. 그런데 홈팀 응원단장이 치어리더들과 함께 응원전을 펼치는데 누가 율동만 따라하겠나. 그래서 원정팀 사람들도 가만히 있지 않고 더 응원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홈팀을 응원하는 어느 시민은 “육성 응원하지 않는 게 규칙인 걸 몰랐다. 너무 오랫동안 기다렸고 외치고 싶어서 질렀다. 응원단장이 치어리더들과 함께 앞에서 외치는데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라고 전했다.

물론 육성 응원하지 않고 조용히 경기를 바라 본 시민도 있었다. 한 대학생은 “일단 나부터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응원하고 싶어도 참고 경기를 보고 있다. 지금처럼 진행하면 육성 응원은 계속 나올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안전 속에서 경기 관람할 수 있도록 조치가 필요하다고 본다”라고 밝혔다.

경기가 끝난 후에는 전광판 문구와 장내 아나운서를 통해 코로나 감염 예방을 위한 거리응원 자제 및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을 통한 귀가 당부 메시지를 전했다.

코로나19 이후 프로야구 관중석 개방 첫 날, 잠실구장은 이전에 볼 수 없었던 풍경으로 가득했다. 치맥하지 않기, 서로 떨어진 지정 좌석에 앉기, 경기 내내 마스크 착용하기 등 과거에 경험하지 않았고 상상하기 힘들었던 모습들의 연속이었다.

그렇지만 이러한 모습도 점차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 않은 이상 이러한 경기장 관중 문화는 계속될 것이다. 지금도 매일 수십 명씩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시민들의 안전한 관람을 위해 보완할 점을 개선하고 더 힘써야 할 것이다. 시민들도 그 예방 수칙에 잘 따르는 성숙한 시민 의식을 보여줄 때다.

 

 

차재만  cjm716@channel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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